










밀라노에서 열리는 Salone del Mobile.Milano는 늘 세계 디자인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그중에서도 매년 가장 진취적인 실험과 도전이 이루어지는 공간은 단연 SaloneSatellite다. 올해로 26회를 맞이한 SaloneSatellite 2025는 ‘New Craftsmanship: A New World(새로운 장인정신, 새로운 세계)’라는 주제로, 장인정신의 재정의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무대로 자리 잡았다.
세대와 문화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장인정신’
2025년 SaloneSatellite는 이전과는 달리 수공예 전통에 대한 깊은 고찰과 그 현대적 변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주제인 ‘새로운 장인정신’은 단순히 오래된 기술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기술, 소재, 시간, 정체성을 새롭게 엮어내는 창작 태도 자체를 지칭한다. 이러한 기조 아래, 전시장은 그 자체로 실험의 장이자 대화의 플랫폼이었다. 전통적인 손기술과 첨단 공정, 지역성에 기반한 재료와 국제적 이슈에 반응하는 디자인이 한데 뒤섞이며, 물리적 오브제를 넘어 디자인이 가질 수 있는 철학적 층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36개국 700여 명의 디자이너들, 공통 언어로 '혁신'을 말하다
올해는 유럽뿐 아니라 남미, 아프리카, 동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의 35세 이하 젊은 디자이너 약 700여 명이 참여했다. 각자의 문화적 맥락에서 길어올린 고유의 장인정신이, ‘지속 가능성’, ‘사회적 연대’, ‘디지털 공예’라는 현대적 언어로 번역되어 전시 공간을 메웠다. 특히 돋보인 점은 기술과 감성의 교차점에서 탄생한 오브제들이다. 재료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 로컬 기술자와의 협업,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스토리텔링이 디자인을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서사로 확장시키는 흐름을 만들었다.
SaloneSatellite 어워드 2025: 의미 있는 수상작들
이번 해에도 우수 작품에 주어지는 SaloneSatellite Award는 그 자체로 글로벌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특히 아래의 두 수상작은 전시장을 찾은 전문가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1등상 - Super Rat (일본), 'Utsuwa-Juhi'
일본의 폐기된 종려나무 껍질과 철 스크랩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장인의 손을 통해 조형미와 철학을 동시에 담아낸 오브제다. 전통 도기 '우츠와'의 개념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방식이 인상적이며, 소재에 담긴 내러티브가 감각적인 물성으로 번역된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3등상 - Riccardo Toldo (이탈리아), 'Fil Rouge'
‘붉은 실’이라는 동아시아의 전설에서 출발한 이 조명 작품은, 얇은 실처럼 흐르는 유기적 형상을 통해 인간 관계의 보이지 않는 연결을 표현했다. 작품 속 붉은 필라멘트는 단순한 빛의 소스가 아닌 정서적 상징이자 감각적 장치로 기능했다.





SaloneSatellite Award 2025_©Ludovica Mangini_Salone del Mobile Milano

SaloneSatellite Award 2025_©Ludovica Mangini_Salone del Mobile Milano
SaloneSatellite Award 2025_©Ludovica Mangini_Salone del Mobile Milano
전시 디자인과 큐레이션의 이중 구조
이번 전시는 형식적으로도 두드러진 시도를 보여주었다. 전체 공간은 건축가 리카르도 벨로 디아스와 디자이너 하리아드나 피나테가 공동 설계했으며, 투명한 구조물과 자연 채광을 활용해 '공방과 실험실의 중간' 같은 인상을 주는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일부 섹션은 SaloneSatellite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직접 큐레이션을 맡았다. 로돌포 아그렐라와 라니 아데오예는 자신들의 작업을 출발점으로, 신진 디자이너들과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디자이너-인-레지던스’ 식 구성으로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디자인은 다시 ‘손’을 말한다
디자인 산업이 점점 더 디지털화되는 가운데, SaloneSatellite 2025는 되묻는다. 기술과 대량생산의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손’의 감각을 필요로 하지 않는가?
올해의 전시는 장인정신이라는 오래된 개념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감각적 태도’로 재해석하며, 기술과 전통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젊은 창작자들의 감각, 실험정신, 그리고 진심 어린 태도가 있었다.
밀라노에서 열리는 Salone del Mobile.Milano는 늘 세계 디자인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그중에서도 매년 가장 진취적인 실험과 도전이 이루어지는 공간은 단연 SaloneSatellite다. 올해로 26회를 맞이한 SaloneSatellite 2025는 ‘New Craftsmanship: A New World(새로운 장인정신, 새로운 세계)’라는 주제로, 장인정신의 재정의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무대로 자리 잡았다.
세대와 문화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장인정신’
2025년 SaloneSatellite는 이전과는 달리 수공예 전통에 대한 깊은 고찰과 그 현대적 변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주제인 ‘새로운 장인정신’은 단순히 오래된 기술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기술, 소재, 시간, 정체성을 새롭게 엮어내는 창작 태도 자체를 지칭한다. 이러한 기조 아래, 전시장은 그 자체로 실험의 장이자 대화의 플랫폼이었다. 전통적인 손기술과 첨단 공정, 지역성에 기반한 재료와 국제적 이슈에 반응하는 디자인이 한데 뒤섞이며, 물리적 오브제를 넘어 디자인이 가질 수 있는 철학적 층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36개국 700여 명의 디자이너들, 공통 언어로 '혁신'을 말하다
올해는 유럽뿐 아니라 남미, 아프리카, 동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의 35세 이하 젊은 디자이너 약 700여 명이 참여했다. 각자의 문화적 맥락에서 길어올린 고유의 장인정신이, ‘지속 가능성’, ‘사회적 연대’, ‘디지털 공예’라는 현대적 언어로 번역되어 전시 공간을 메웠다. 특히 돋보인 점은 기술과 감성의 교차점에서 탄생한 오브제들이다. 재료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 로컬 기술자와의 협업,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스토리텔링이 디자인을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서사로 확장시키는 흐름을 만들었다.
SaloneSatellite 어워드 2025: 의미 있는 수상작들
이번 해에도 우수 작품에 주어지는 SaloneSatellite Award는 그 자체로 글로벌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특히 아래의 두 수상작은 전시장을 찾은 전문가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1등상 - Super Rat (일본), 'Utsuwa-Juhi'
일본의 폐기된 종려나무 껍질과 철 스크랩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장인의 손을 통해 조형미와 철학을 동시에 담아낸 오브제다. 전통 도기 '우츠와'의 개념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방식이 인상적이며, 소재에 담긴 내러티브가 감각적인 물성으로 번역된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3등상 - Riccardo Toldo (이탈리아), 'Fil Rouge'
‘붉은 실’이라는 동아시아의 전설에서 출발한 이 조명 작품은, 얇은 실처럼 흐르는 유기적 형상을 통해 인간 관계의 보이지 않는 연결을 표현했다. 작품 속 붉은 필라멘트는 단순한 빛의 소스가 아닌 정서적 상징이자 감각적 장치로 기능했다.
SaloneSatellite Award 2025_©Ludovica Mangini_Salone del Mobile Milano
SaloneSatellite Award 2025_©Ludovica Mangini_Salone del Mobile Milano
전시 디자인과 큐레이션의 이중 구조
이번 전시는 형식적으로도 두드러진 시도를 보여주었다. 전체 공간은 건축가 리카르도 벨로 디아스와 디자이너 하리아드나 피나테가 공동 설계했으며, 투명한 구조물과 자연 채광을 활용해 '공방과 실험실의 중간' 같은 인상을 주는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일부 섹션은 SaloneSatellite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직접 큐레이션을 맡았다. 로돌포 아그렐라와 라니 아데오예는 자신들의 작업을 출발점으로, 신진 디자이너들과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디자이너-인-레지던스’ 식 구성으로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디자인은 다시 ‘손’을 말한다
디자인 산업이 점점 더 디지털화되는 가운데, SaloneSatellite 2025는 되묻는다. 기술과 대량생산의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손’의 감각을 필요로 하지 않는가?
올해의 전시는 장인정신이라는 오래된 개념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감각적 태도’로 재해석하며, 기술과 전통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젊은 창작자들의 감각, 실험정신, 그리고 진심 어린 태도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