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4월, 밀라노는 단순한 도시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디자인 무대로 변모했다. Salone del Mobile.Milano와 함께 매년 개최되는 디자인 위성 행사인 Fuorisalone은 올해 "Mondi Connessi – Connected Worlds"라는 주제로 밀라노 전역에서 1,000개가 넘는 전시와 이벤트를 선보이며 도시 전체를 디자인의 실험실로 탈바꿈시켰다. 디자인이 일상의 경계를 넘어서고, 기술과 예술, 공동체, 환경까지 아우르며 확장되는 현재. Fuorisalone은 그런 복합적 세계 속에서의 디자인 역할을 보다 직접적이고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이 되었다.
밀라노 전역을 점령한 디자인
브레라, 토르토나, 5Vie, 이졸라, 두리니, 포르타 베네치아 등 각기 다른 성격의 디자인 지구에서 총 1,066개의 공식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이들은 대형 브랜드의 쇼케이스부터 신진 디자이너들의 실험적인 프로젝트까지 스펙트럼 넓은 콘텐츠로 구성되었고, 밀라노 시민들과 전 세계에서 모인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공간과 아이디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시 곳곳의 쇼룸, 궁전, 정원, 창고, 심지어 거리까지도 디자인의 캔버스로 활용되었으며, 설치미술과 퍼포먼스, 워크숍, 토크 프로그램이 시시각각 펼쳐졌다.










Brera_Design_District_IMGL1771©Chiara Venegoni
주요 프로젝트 하이라이트
Gucci – Bamboo Encounters
브레라 지역의 Chiostri di San Simpliciano에서 열린 구찌의 전시 ‘Bamboo Encounters’는 브랜드 헤리티지의 상징인 대나무 핸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설치로 큰 주목을 받았다. 전통적인 장인정신과 기술, 자연 소재가 어우러지며 브랜드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Google – Making the Invisible Visible
Garage21에서 열린 구글의 전시는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방문객들은 움직임, 기후, 도시의 리듬을 기반으로 생성된 데이터 기반의 조명과 음향 설치를 통해 기술이 어떻게 인간의 감각과 만날 수 있는지를 체험했다.
IKEA – 2025 디자인 선언
이케아는 Tenoha Milano에서 'Democratic Design for a Better Future'라는 테마로 새로운 디자인 비전을 공개했다. 재활용 소재, 모듈형 가구, 사회적 포용성을 주제로 한 설치가 눈길을 끌었으며, 실제 커뮤니티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 키친도 전시되었다.
Tokujin Yoshioka – Frozen Garden
일본 디자이너 토쿠진 요시오카는 Palazzo Landriani에서 ‘Frozen’이라는 시리즈를 선보였다. 유리와 크리스털 구조물로 구성된 정원은 얼음의 파편처럼 반짝이며 빛을 반사했고, 그 안에서 빛과 공간이 만드는 시적인 분위기를 통해 자연과 인간, 물성과 감성의 경계를 허물었다.
Loro Piana Interiors – La Prima Notte di Quiete
Courtyard della Seta에서 열린 로로 피아나의 전시는 부드러운 천과 자연 소재, 조명과 향기를 활용해 ‘고요한 첫 밤’이라는 테마를 시청각적으로 표현했다. 감각적 휴식과 명상의 경험을 공간으로 구현한 이 전시는 '지속가능한 럭셔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Cranchi_Yatch



Google©Chiara Venegoni
House of BMW 3.0_CE02 by Mini_© Stefano_Guindani




Hyper portal-18-©Chiara Venegoni


Isola Design Festival 2025_Rasa - The Indian Collective ©Dalila Slimani
Lexus @ Superdesign Show - PH Riccardo Diotallevi


Masterly_©Nicole Marnati


MoscaPartners Variations_Palazzo Litta_Nobody Owns the Land_Earth, Forest, Mahk_by_Byoung Soo Cho__ph Nathalie Krag




Muji-24-©Chiara Venegoni


POETICA_12_WonderGlass in collaboration with Calico Wallpaper_Exhibition View ŠAntonio ManagoĚ










Porta_Venezia_Design_District_©Riccardo_Bertani




Portanuova_Vertical_Connection

Unforgettable @ Superdesign Show PH Rocco Soldini
디자인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
올해 Fuorisalone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디자인이 단순한 물성이나 형태를 넘어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가능성, 디지털 전환, 지역 공동체와의 협업, 인류의 정서적 웰빙 등 ‘연결된 세계’라는 주제 아래 디자인은 사회적 관계망을 새롭게 조직하는 매개체로 작용했다. 예를 들어 Valcucine은 ‘Connected Scenarios’를 주제로, 지속가능한 가구와 스마트 홈 기술이 결합된 주방 공간을 선보이며 기술이 인간 중심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또한 포르타 베네치아 디자인 디스트릭트에서는 퀴어 커뮤니티를 위한 디자인과 소수자를 위한 공공 공간 설계 사례가 전시되며 디자인의 포용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예술과 기술, 감각의 융합
많은 전시가 예술적 요소와 기술, 감각적 경험을 결합한 형태로 구현되었다. 청각적 설치와 시각적 디지털 아트, 인터랙티브한 조명과 기후 반응형 소재 등은 단순히 '보는 전시'를 넘어, 오감을 자극하고 기억에 각인되는 경험을 제공했다. 이는 단지 감각적 유희를 넘어서, 관람객이 디자인과 ‘관계 맺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시도였다. 참여형, 몰입형 디자인 전시는 관람객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인 공동 창작자로 전시의 일부가 되도록 했다.
Fuorisalone 2025는 디자인이라는 언어로 밀라노라는 도시 전체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하나의 거대한 서사였다. 연결된 세계, 그 안에서의 인간, 기술, 감성, 공동체를 디자인으로 풀어낸 이번 행사는 ‘경험 중심의 디자인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제 디자인은 제품이 아니라 관계이고, 공간이 아니라 경험이다. Fuorisalone은 이 전환의 한가운데서, 그 미래를 가리키는 지표가 되고 있다.
2025년 4월, 밀라노는 단순한 도시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디자인 무대로 변모했다. Salone del Mobile.Milano와 함께 매년 개최되는 디자인 위성 행사인 Fuorisalone은 올해 "Mondi Connessi – Connected Worlds"라는 주제로 밀라노 전역에서 1,000개가 넘는 전시와 이벤트를 선보이며 도시 전체를 디자인의 실험실로 탈바꿈시켰다. 디자인이 일상의 경계를 넘어서고, 기술과 예술, 공동체, 환경까지 아우르며 확장되는 현재. Fuorisalone은 그런 복합적 세계 속에서의 디자인 역할을 보다 직접적이고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이 되었다.
밀라노 전역을 점령한 디자인
브레라, 토르토나, 5Vie, 이졸라, 두리니, 포르타 베네치아 등 각기 다른 성격의 디자인 지구에서 총 1,066개의 공식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이들은 대형 브랜드의 쇼케이스부터 신진 디자이너들의 실험적인 프로젝트까지 스펙트럼 넓은 콘텐츠로 구성되었고, 밀라노 시민들과 전 세계에서 모인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공간과 아이디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시 곳곳의 쇼룸, 궁전, 정원, 창고, 심지어 거리까지도 디자인의 캔버스로 활용되었으며, 설치미술과 퍼포먼스, 워크숍, 토크 프로그램이 시시각각 펼쳐졌다.
Brera_Design_District_IMGL1771©Chiara Venegoni
주요 프로젝트 하이라이트
Gucci – Bamboo Encounters
브레라 지역의 Chiostri di San Simpliciano에서 열린 구찌의 전시 ‘Bamboo Encounters’는 브랜드 헤리티지의 상징인 대나무 핸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설치로 큰 주목을 받았다. 전통적인 장인정신과 기술, 자연 소재가 어우러지며 브랜드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Google – Making the Invisible Visible
Garage21에서 열린 구글의 전시는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방문객들은 움직임, 기후, 도시의 리듬을 기반으로 생성된 데이터 기반의 조명과 음향 설치를 통해 기술이 어떻게 인간의 감각과 만날 수 있는지를 체험했다.
IKEA – 2025 디자인 선언
이케아는 Tenoha Milano에서 'Democratic Design for a Better Future'라는 테마로 새로운 디자인 비전을 공개했다. 재활용 소재, 모듈형 가구, 사회적 포용성을 주제로 한 설치가 눈길을 끌었으며, 실제 커뮤니티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 키친도 전시되었다.
Tokujin Yoshioka – Frozen Garden
일본 디자이너 토쿠진 요시오카는 Palazzo Landriani에서 ‘Frozen’이라는 시리즈를 선보였다. 유리와 크리스털 구조물로 구성된 정원은 얼음의 파편처럼 반짝이며 빛을 반사했고, 그 안에서 빛과 공간이 만드는 시적인 분위기를 통해 자연과 인간, 물성과 감성의 경계를 허물었다.
Loro Piana Interiors – La Prima Notte di Quiete
Courtyard della Seta에서 열린 로로 피아나의 전시는 부드러운 천과 자연 소재, 조명과 향기를 활용해 ‘고요한 첫 밤’이라는 테마를 시청각적으로 표현했다. 감각적 휴식과 명상의 경험을 공간으로 구현한 이 전시는 '지속가능한 럭셔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Cranchi_Yatch
Google©Chiara Venegoni
Hyper portal-18-©Chiara Venegoni


Isola Design Festival 2025_Rasa - The Indian Collective ©Dalila Slimani
Lexus @ Superdesign Show - PH Riccardo Diotallevi
MoscaPartners Variations_Palazzo Litta_Nobody Owns the Land_Earth, Forest, Mahk_by_Byoung Soo Cho__ph Nathalie Krag
Muji-24-©Chiara Venegoni


POETICA_12_WonderGlass in collaboration with Calico Wallpaper_Exhibition View ŠAntonio ManagoĚ
Porta_Venezia_Design_District_©Riccardo_Bertani
Portanuova_Vertical_Connection
Unforgettable @ Superdesign Show PH Rocco Soldini
디자인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
올해 Fuorisalone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디자인이 단순한 물성이나 형태를 넘어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가능성, 디지털 전환, 지역 공동체와의 협업, 인류의 정서적 웰빙 등 ‘연결된 세계’라는 주제 아래 디자인은 사회적 관계망을 새롭게 조직하는 매개체로 작용했다. 예를 들어 Valcucine은 ‘Connected Scenarios’를 주제로, 지속가능한 가구와 스마트 홈 기술이 결합된 주방 공간을 선보이며 기술이 인간 중심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또한 포르타 베네치아 디자인 디스트릭트에서는 퀴어 커뮤니티를 위한 디자인과 소수자를 위한 공공 공간 설계 사례가 전시되며 디자인의 포용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예술과 기술, 감각의 융합
많은 전시가 예술적 요소와 기술, 감각적 경험을 결합한 형태로 구현되었다. 청각적 설치와 시각적 디지털 아트, 인터랙티브한 조명과 기후 반응형 소재 등은 단순히 '보는 전시'를 넘어, 오감을 자극하고 기억에 각인되는 경험을 제공했다. 이는 단지 감각적 유희를 넘어서, 관람객이 디자인과 ‘관계 맺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시도였다. 참여형, 몰입형 디자인 전시는 관람객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인 공동 창작자로 전시의 일부가 되도록 했다.
Fuorisalone 2025는 디자인이라는 언어로 밀라노라는 도시 전체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하나의 거대한 서사였다. 연결된 세계, 그 안에서의 인간, 기술, 감성, 공동체를 디자인으로 풀어낸 이번 행사는 ‘경험 중심의 디자인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제 디자인은 제품이 아니라 관계이고, 공간이 아니라 경험이다. Fuorisalone은 이 전환의 한가운데서, 그 미래를 가리키는 지표가 되고 있다.